"내 부모가 온 종일 요강에만 대소변을 보려 하고 변을 본 요강에 휴지를 가득 넣고 절대로 못 버리게 한다면…"

"내 남편이 종일 나만 졸졸 따라다니고 우리 식구 보호해야 한다며 칼, 가위, 젓가락을 꼭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정답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환자가 돌아가실 때까지 그 고통을 함께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우울함 외에는…"

문경시 보건소(소장 안길수)는 7월 한 달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치매환자 가족 20여 명을 대상으로 고통분담과 스트레스, 우울증예방을 위한 치매환자 가족모임을 운영했다 

모임에 참석한 가족들은 똑같이 느끼는 고통과 우울증 보따리를 풀어놓음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보교류를 통해 가족 간의 문제점 해결책, 올바른 간호요령을 배우고 무엇보다 참을성과 긍정적인 마음 자세를 확립했다.

치매는 문제행동이 끝나는 시점이 되면 결국 와병상태로 진행하고 또 다른 문제점을 가족들에게 안겨주는 질환의 특성으로 '길고 긴 이별' 또는 '끝나지 않은 죽음'으로도 불린다.

치매환자로 인한 가족의 고통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만성병을 유발해 제2의 치매환자를 만들고 수발 자의 65.6%가 소화불량, 두통, 신경통, 우울, 불면, 사기저하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문경시의 치매 환자 수는 442명으로 보건소에 등록된 재가환자가 56명, 시설과 병원에서 요양 중인 환자가 326명이며 현재하고 있는 치매 조기검진을 통한 추정환자 수가 60여 명 정도이다.

치매로만으로는 장기요양 등급을 받기도 힘들며, 등급을 받더라도 급수가 낮아 시설 입소 시 자부담이 많은 관계로 입소를 못 시키고 가정에서 보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경시 보건소는 이런 소외된 일부 계층 치매환자 가족들의 만성병 예방을 위해 8월엔 웃음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치매 조기검진을 통해 환자발견과 조기치료를 위한 치매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참석자 중 한 여성은 "내가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자식한테도 다 말 못하고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고통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울음을 터트리시곤 이내 "그래도 여기 와서 남편 욕이라도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고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라고 했다

2010-07-29 21:38:22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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