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영남관문 죽령고개 마루에서는 영주시의 노선버스를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고품격도시 영주건설을 지향하고, 소백산 주변을 연계하는 관광인프라를 구축해 머무는 관광도시를 실현하겠다는 영주시에서는, 소백산자락 죽령고개마루에 노선버스 운행을 하지 않는다.

부족한 예산과 죽령고개를 찾는 등산객이 적어서 이며, 특히 죽령 부근에는 마을이 없다는 것과 굳이 하산하기 어려운 연화봉 ~ 죽령구간을 등산객들이 선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답변이고, 그쪽으로도 등산객들이 다니냐는 것이 관계자의 반문이다.

실상은 전혀 달라 보인다. 죽령고개 넘어 인접한 도시에서는 어떻게든 백두대간의 주 능선인 소백산 연화봉과 연계해 기를 쓰고 죽령을 아우르려는 모습이고, 영주시에서는 부족한 예산과 등산객의 숫자를 탓하며 죽령을 포기한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희방사와 삼가동의 입장객수는 여름에는 희방사가, 겨울에는 삼가동이 많지만, 희방사 쪽이 년간100.825 명, 삼가동이 117.054 명으로, 삼가동의 입장객수가 많고, 고개 너머 천동 쪽은 82.875명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죽령을 통한 입장객수도 만만치 않아, 지난해 죽령을 통한 입장객이 109.107명으로, 희방사 쪽의 입장객보다 오히려 죽령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에는, 문화재 관람료가 남아있는 희방사 쪽보다 죽령 쪽이 훨씬 증가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자의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희방사까지 운행하는 정기노선 외에도 삼가동과 희방사를 셔틀버스 형태로, 토.일요일 1회씩 4시경에 편도 운행하고 있다."는 말은 형식적인 운행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심각한 오류로 보인다.

실재, 눈이 오는 날의 죽령의 모습은 확연히 차이를 보여, 차량의 통행을 위해 말끔히 치워진 도로의 경계선이 뚜렷이 구분이 나기도 한다.

지난 22일, 자녀들과 눈을 맞으며, 죽령 옛길을 거슬러 올라 왔다는 부산의 K모(여,41세)씨는, "죽령에서는 영주방면으로 내려 갈 버스가 없어 죽령 너머로 가서 부산으로 내려간다."고 했으며,"2일 오후 4시경에 죽령에서 만난 영천의 L모(남, 60세)씨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을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등산로를 따라 죽령으로 하산했다. 당연히 노선버스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막막하다."며 "풍기에 차를 두고 왔는데, 희방사까지 걸어 가야 하느냐,"고 했다.

또한, "영주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불편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신은 지인의 "개인택시를 불러, 죽령에서 삼가동까지 간다."는 영주시의 공무원인 B모(남,55세)씨는, 차라리 죽령에서 시작해 삼가동을 지나 소수서원과 부석사까지 운행하는 25인승 소형셔틀버스를 평상시에 운행하면 낫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죽령의 노선버스 문제는 "매년 되풀이 되는 건의사항으로 알고 있다."고 하며, "시민의 혈세는 시민을 위해 써야하지 않느냐"고 했다.

한편, 죽령고개에서 특산물을 판매하는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풍기온천이 좋다고 하는데 걸어서 갈수는 없는 노릇이다."며, 죽령 너머의 도시 또한, 노선버스 운영이 그리 만만치 만은 않아, 때때로 죽령탐방안내소 "직원들의 통근용 버스로 보일 때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버스를 이용하면 소백산 북부의 끝자락인 구인사까지도 쉽게 갈수 있다고 했다.

최근 죽령고개마루를 중심으로, 조상의 지혜와 놀라운 관찰력에 숙연해지기도 하는, 사적 40호로 지정된 죽령옛길과 일렬종대의 등산이 아닌 고즈넉한 등산을 즐길 수 있는 백두대간의 연화봉 능선길이 웰빙시대를 맞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영주시는 영남관문 죽령을 고개 넘어 도시에 내어주고, 고품격도시 관광 인프라를 꿈꾸고 있으며, 죽령옛길을 거슬러 올라, 고개 너머로 탐방객들을 내 보내고 있다는 소백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의 말처럼, 영주시는 년간 20여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보조하고도 버스회사의 눈치만 봐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이용객이 없으면,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건이 붙어 있다는 삼가동과 희방사 구간의 형식적인 셔틀버스처럼 말이다.

또한, 죽령의 입장객이 생각보다 많다는 통계가 있다는 말에, 그런 통계가 나올 수 가 없다며, "소백산은 내가 잘 알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처럼, 그저 막연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소백산은 관광객이 아니라 등산객 밖에 없다는 그의 주장처럼 말이다.

삼가동에서 희방사까지 4시간 만에 왔다는 가흥동의 K모(남,45세)는 "안되면 되게 만들어야 한다. 풍기시내에 주차해 놓고, 죽령 옛길을 거슬러 오르든, 백두대간 능선으로 죽령에 내려오든, 죽령주막에서 막걸리로 목축이고, 풍기에서 밥 사먹고, 갈 때는 풍기 특산물을 손에 들고 가도록해야 한다."며,"20여년전에는 단양소백산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마치 우리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일본해를 지우고 동해를 염원하는 것처럼, 소백산을 보는 그들의 시선은 우리와는 완전히 달라 보인다."고 했다.

물론, "시내의 부족한 버스노선도 확충하기가 쉽지 않다."며. 2km의 구간마다 늘어나는 유류보조비를 버스회사에 지원해야 한 다는, 관계자의 말에도 순리가 있다.

그러나, 희방사에서 죽령까지 불과 4.5km의 거리를 적자운운하며,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없이는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다."는 담당공무원의 궁색한 변명은, 고품격도시 영주건설이 어느 한 개인의 꿈으로 비춰지게 하는, 분명한 모순이며," 영주시장이 모르는 고품격도시 건설에는 나서지 않는 게 좋다."는 루머를 여실히 실감나게 한다.

영주시의 관계자들은, 인 도어의 관념에서 벗어나, 아웃 도어에서 소백산을 직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교통의 연계부터 선결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머물고 가는 관광도시 인프라 구축의 시작일 것이며, 축복 받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하는 것이고, 관내진입로에 가로수를 식재해 영주의 이미지 제고를 하겠다는 것보다는 좀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품격도시 영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계공무원들을 다 바꾸거나, 아니면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는 유모어 같은 넌센스에서도 하루속히 벗어나는 길일 것이다.

              <관련사진>

2008-02-04 07:58:12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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