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지점인 속칭 얼음골(빙벽, 폭포, 한여름에 결빙)에서 3~4분 거리로 항 동 계곡에서 300m 산위에 위치(청송군 부동면 항리 294번지)한 공장과 거주지(289번지)를 찾아가보면 자그마한 상호 간판이 보이고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정원과 마당이 딸린 한옥이 매우 고풍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원식 사장 부부

집 뒤편에는 황토로 지은 메주간이 보이고 마당에는 수백 개의 독이 줄줄이 늘어서 있으며, 한옥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곳에 거주한다.

이곳의 주인이 이번 화재의 인물 주인공인 이원식(44년8월14일생) 사장이다.

이 사장은 지난 1969년부터 대구시청 공무원으로 30년 동안 몸담으며 '예산 통'으로 불릴만큼 열정을 가지고 공직생활을 했다. 그러나 1995년 6월에 위암 판정을 받고 위 3분의 2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한 뒤 위암투병을 위해 지리산 칠선계곡 두지 터에서 3개월 동안 자연과 더불어 원시인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그는 지리산 천왕봉을 정복한 후 하산해 전국의 유명한 산을 두루 다녔으며 3000m이상의 고지에 적응하기 위해 일본 후지 산(해발3700m)도 정복하면서 암에 대한 대체의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쯤 이 사장은 다시 공직에 복직해 지방서기관으로 예산담당관 예산 1계장을 맡아서 업무에 임했지만, 위암환자로서 공직생활을 감당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심지어 월급 받는 것이 미안하다는 마음과 지병의 악화 가능성이 이 사장을 괴롭혀 1998년 12월 31일자로 스스로 명예퇴직을 했다.

이 사장은 투병생활을 할 때 물의 중요성과 위장에 청국장이 특효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청정의 물이 있는 주왕산 얼음골에 정착을 하기로 결심하고, 다음해에 부인 최옥순 여사와 함께 얼음골로 들어온 이원식 씨는 이곳에 1,200평의 밭을 사 집을 짓고 지하 210m까지 암반을 뚫어 나온 청정의 식수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아울러, 그는 각종문헌을 탐독하고 동네 할머니들의 장 담그는 법을 터득해 전통적인 청국장제조법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그가 직접 제조한 된장과 청국장을 수개월 동안 먹어보니 위장과 건강이 매우 좋아져 처음에는 과거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암 투병 환자들을 위해 소량으로 제조해 공급했다.

이 사장의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그의 청국장을 먹어본 사람에 의해 입소문을 타면서 대구 등 인근지역에서 많은 주문이 들어오고, 동네 사람들의 잇따른 권유에 용기를 얻어 2000년 9월 16일 청송군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메주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연간 1억원의 매출을 올려 청송을 대표하는 농업벤처 인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사장은 "향토음식을 상품화 하는데 성공한 4가지의 비결은 첫째 청정의 물을 사용해서 메주를 만든다. 둘째 전통방식 그대로 재래된장을 만든다. 셋째 아무리 비싸도 국산 콩을 사용한다. 넷째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 만들지 기계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데 있다."고 밝혔다.

암 환자 치료를 위한 메주 제조과정을 보면 지하 210m에서 끌어올린 암반 수에 국산 콩을 넣어 장작불로 7시간이상 푹 삶은 뒤 메주 틀에 넣어 밟아 다진 후 짚으로 묶어 30일 이상 얼음골 바람을 쐰다.

이어 황토 방으로 옮겨 20일 이상 건조과정을 거친 뒤 다시 온돌구들바닥에서 띄워 메주를 생산한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비법이 있다고 했다. 얼음골 간장을 맛본 사람들은 '조선간장이 그대로 재현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사장이 각고의 노력 끝에 생산된 전 품목은 국가에서 전통식품으로 인증을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08,8,1 간장, 청국장 농수산식품 부 산하 한국식품연구원 제396호, 395호, 09,3,23 메주(434호), 된장(435)으로 등록되어 있다.  

위암에서 완전히 해방된 이 사장은 지금도 전국의 암 환자들이 공장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담을 요청하면 자신의 경험담과 암투병기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투병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조언해주고, 이로 인해 여러 환자들이 호전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으면 기쁨을 감 출수 없다고  말했다.

안동에서 6남1녀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린 나이에 가장이된 이 사장에게는 남다른 역경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이 된 이 사장은 6명이나 되는 동생들 뒷바라지로 하룻밤도 두 다리를 뻗고 편히 자본적이 없었다고 한다.

동생을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직업군인이 된 둘째 동생이 2002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쓰라림으로 남아있다는 이 사장은 "그때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이 모든 것이 나를 믿고 따라준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셋째부터 막내까지 5명의 동생을 손수 대학에 보냈고 지금은 동생들 모두가 좋은 직장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 마음이 뿌듯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국광역단체 전, 현직 예산담당 공무원 모임인 '예우회'의 회장 직을 역임한 이 사장은 "일이 있어서 한번씩 시청이나 구·군청을 찾을 때마다 항상 반갑게 맞아주는 후배들이 고맙고 특히 된장한통을 사주기 위해 청송골짜기까지 오시는 분들을 보면 보다 정성스럽게 장을 담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내가 제조한 된장과 청국장을 알아주면서 주문을 한 고객들이 너무나 고맙다,"고 덧붙여 반복했다.

이원식(44년8월14일생) 사장의 장류제조업은 현재 '청송얼음골황토메주된장마을' 이란 브랜드로 인터넷(www.imeju.com)과 주문전화(054-873-8430)로 판매하고 있으며, 직접 매장을 방문해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관련사진>

2010-01-15 08:58:13 / 하명철 객원기자(hamc44@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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