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비상식적인 계약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자산매각자금으로 돈 잔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들이 들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예산낭비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조건불리지역 직불제 현장 이행점검용 모바일장비(태블릿PC, GPS수신기,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면서 GPS수신기를 업체의 견적가격 7만4천250원의 3배인 23만2천320원으로 최종낙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는 애초 제품설명회를 통해 드러난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좋은 제품을 배제하고, 패스파인더XB리시버로 책정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비가 부풀려졌음은 물론, 낙찰가격도 올라 결국 7만4천250원짜리 GPS수신기를 23만2천320원에 납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공사는 총 2억4천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했으며, 이러한 가격이 나오기 위해서는 "업체와 공사 간의 예산 착복과 부정한 거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강의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2009년 10월 현재에도 GPS730 업그레이드 물품을 구입하려면 7만5천원 정도의 예산만 있어도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으며, 당시 제조사인 아센코리아의 최초 납품가격은 5만8천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다.

이 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한국농어촌공사는 30억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구입한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한국농어촌공사는 2008년 1천127억원의 실질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자산매각을 통해 당기순이익을 끌어올려 임원들의 임금을 두배로 지급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한 것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강석호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자료에 의하면 2006년 187억원, 2007년 113억원, 2008년 327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해 비교적 건실한 재무구조로 평가되나, 실제로는 자산매각 이익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2006년 -799억원, 2007년 - 487억원, 2008년 -1천127억원 등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어촌공사는 지난 10년간 자산매각총액은 모두 9천903억원으로(연평균 990억원) 공사는 법에 따라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비 국고 부족 재원으로 충당 사용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어촌공사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임직원의 급여와 관련, 임원은 2007년 9천400만원에서 1억8천200만원으로 두 배 증가했으며, 직원은 2007년 5천만원에서 5천700만원으로 증가시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적자상태인 공기업이 자산을 매각한 돈으로 자신들만을 위한 돈 잔치를 한 셈이다.

더욱이 공사는 2008년 영업외수익 286억원 보다 많은 금액인 총 587억600만원을 직원들의 주택구입자금, 주택임차금, 대학생 융자금 등 명목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 나선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강석호 의원은 "국민의 세금과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사가 이렇게 운영되어도 괜찮은 것이냐"며, 특히 "이제 부터 자산매각의 이익금이 줄어 들것으로 보이는데, 모자라는 예산은 어디서 충당할 것이냐"며 철저한 국정감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는 2008년도 전체 법인카드 결제금액 156억4천500만원 중 0.6%인 9천500만원을 상품권으로 구입했으며, 2009년도에는 상반기 전체 결제금액 104억900만원 중 14.9%인 15억5천만원을 상품권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10-12 14:07:37 / 이기덕 기자(leekd06@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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