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국립공원 김종우 팀장

죽령옛길은 우리나라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허리에 있는 소백산국립공원 아래 도솔봉과 제2연화봉을 잇는 지점(해발 696m)에 자리 잡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더불어 우리 조상의 온갖 삶의 애환이 골 골이 숨어 있는 곳으로 2007. 12. 17일 명승 제30호로 지정되었다.

한 세기 전만 하더라도 소백산을 넘는 길이 이 옛길 하나뿐 이였으나 1941년 일제강점기에 중앙선 철도가 개설되고 2001년 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죽령옛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지게 되었다.

죽령옛길의 역사적인 기록을 살펴보면 삼국사기에는 '신라 8대 아달라왕 5년(158) 3월에 비로소 죽령길이 열리다.'라고 했으며 동국여지승람에는 '아달라왕 5년에 신라의 죽죽(竹竹) 이 죽령길을 개척하고 지쳐서 순사했고 고갯마루에는 죽죽을 제사하는 사당이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죽령은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불꽃 튀는 격전장이기도 했다. 죽령을 처음 차지한 것은 고구려 20대 장수왕 때였다. 그 후 신라 24대 진흥왕이 백제와 연합, 고구려를 공략 죽령 이북 열 고을을 탈취하여 삼국통일의 기반을 구축하였으며 그 후 고구려 26대 영양왕 때에는 명장 온달장군이 왕에게 자청해 군사를 이끌고 나아가 '죽령 이북의 잃은 땅을 되찾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라고 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남아있다.

죽령옛길은 문경새제, 추풍령과 함께 영남의 3대 관문의 하나였다. 삼국시대부터 영남지방과 기호지방을 이어주는 주요 이동 통로로서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으로 오르는 과거 선비들, 공무를 띈 관원들의 부임, 퇴임, 귀성길의 여러 고을 수령들, 육지와 바다의 온갖 물건을 유통하는 장사꾼들, 숱하게 넘나드는 나그네 등 사시사철 길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로였다.

또한, 이 고갯길은 길손들이 목을 축이고 허기를 달래는 술집, 떡집, 짚신가게며 먹고 자고하는 객점과 마방이 들어서 있는 크고 작은 주막거리가 성행했던 곳이다.

죽령옛길에는 다자구 할머니 이야기, 퇴계 이황선생의 잔운대와 촉령대 이야기, 도솔봉 동삼이야기, 주막거리 이야기, 오대산 동종 이야기, 신라의 명신 죽지 이야기, 낙엽송에 대한 슬픈 이야기 등 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죽령옛길은 장장 2천 년의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나라 동남지역 교통 대동맥의 한 토막으로 존재했지만, 최근까지 숲과 덩굴로 묻혀 있던 것을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죽령의 옛 자취를 되살려 보존하고자 희방사 역에서 죽령 주막(2.5㎞)까지의 옛길을 복원하여 많은 탐방객들과 시민들의 웰빙생활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죽령옛길은 연간 1만1천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으며, 소백산국립공원을 통해서 죽령옛길 해설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탐방객은 연간 1천2백명정도에 이른다. (소백산국립공원 전체 연간 약 45만명 방문) 죽령 옛길을 찾는 연령층은 초등학교 학생 및 가족 단위 탐방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옛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주말 단체 및 가족 단위 탐방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소백산국립공원 주변에는 주봉인 비로봉(1,439m)을 비롯해 천연기념물 244호인 주목군락과 부석사, 비로사, 희방사 등의 천년고찰, 그리고 희방폭포와 죽계구곡의 비경은 물론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과 마치 물 위에 떠있는 섬과 같다는 무섬마을, 풍기인삼, 풍기인견, 풍기온천 그리고 옥녀봉 자연휴양림 등 많은 문화유적과 관광명소가 즐비하다.

☞ 죽령옛길 찾아오는 길

중앙고속도로를 이용 풍기IC로 나와서 국도 5호선을 따라 희방 방향으로 약 10 여분 가다보면 죽령주막을 만나게 된다. 죽령옛길의 탐방코스는 희방사 역에서 죽령주막으로 올라가는 방법과 반대로 죽령주막에서 희방사 역으로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소백산 및 죽령옛길 탐방 문의는 소백산국립공원 ☎.638-6196으로 연락하면 상세한 정보와 탐방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관련사진>

2008-10-17 12:12:42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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