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시장 김주영)가 상대인 민주노총 경북지역 일반노조 영주시 환경미화원들의 천막시위가 추석연휴를 넘긴 17일로 106일째를 맞았다.

지난 6월 4일 시위를 시작한 이들은, 영주시가 단체협상에 성실히 임할 것을 요구하며 영주시 환경미화원들의 고용안정 보장과 청소업무의 민간위탁추진 중단 등을 주장하고 있다.

영주시청 전정 주차장의 천막시위는, 4개월을 훌쩍 넘긴 시점에서, 시청을 출입하는 민원인들에게조차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섰지만,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영주시 소속 총 65명의 환경미화원 중 시위에 참여한 36명과 민주노총 경북지역 일반노조 관계자들은 미화원들이 정상적인 청소 업무를 마친 쉬는 시간이나 비번인 날을 릴레이로 천막을 지키며 시위하고 있다.

영주시 환경미화원들을 대신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영주시청과 18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했던 민주노총 경북지역일반노조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교섭당사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내린 결정을 근거로 영주시가 교섭을 중단한 것은 경북지역 일반노조를 배제하고 힘들게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의 생존권 요구를 무시하겠다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라며 천막시위를 시작했다.

영주시는 "단체교섭을 중단한 것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경북 일반노조가 교섭당사자로 자격이 없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라며 "일반노조가 영주시를 규탄하며 천막농성까지 벌이는 것은 지나치다."라는 입장을 보였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이라도 환경미화원들이 전체회의를 통해 단일조합을 만들거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결정에 관해 사법기관에 부당결정취하소송을 제기하여 법적인 판결을 받는다면, 경북지역 일반노조를 협상당사자로 인정하고 지금까지 교섭해온 단체협상(안)에도 유효하게 계속적으로 임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노총 경북지역 일반노조가 기자회견을 하고 처음 천막농성을 시작할 당시와 현재는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주시 환경미화원들은 한국노총 소속 상태에서 조합장을 탄핵하며, 민주노총 경북지역 일반노조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순탄치 못한 문제점을 도출시켜, 노노 간 내부적인 갈등으로도 비치게 했다.

한때 단일조합으로서의 통합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결과적으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나누어진 상태다.

민주노총 경북지역 일반노조는 영주시를 상대로 법적으로 '통상임금체불소송'과 '단체협상응낙가처분'을 제기했고, 영주시는 법적 해석에 따라 단체교섭에 근본적으로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상임금 체불 소송은 전국적인 사안으로 대법원 판례가 있다, 지난 9일 처음으로 소송에 관한 안동지원의 면담이 있었고 10월 10일 안동지원 1호 법정에서 1차 심리가 열린다.

단체협상응낙가처분신청은 9월 1일 1차 심리가 열렸다. 법원은 내용이 어렵다며 노사 양측의 관련서류를 검토해서 22일 2차 심리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여기의 판결에 따라 복수노조로서의 적법 여부가 결정된다.

천막시위를 시작하며 75일째를 맞은 지난달 18일 단 한 차례의 시장 면담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영주시장은 "법과 원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며 "법적 판결에 이의 없이 그대로 따를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다른 대화는 전혀 없이 천막시위는 이어지고, 경북지역 일반노조는 영주시청 정문에서 아침, 점심, 저녁 하루 3차례의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영주시는 환경미화원들에게 보낸 안내문을 통해 '경북지역 일반노조와 관련된 단체행동은 노동법에 의한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영주시 무기계약근로자 관리규정, 영주시 환경미화원 고용 및 근무규칙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기 때문에 적법하지 않는 단체행동은 자제해 달라.'라고 당부한 바 있다.

현행법상 2009년까지 복수노조 금지가 되어 있지만 틀이 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교원노조에는 전교조와 한교조라는 두 노조가 있고 의료보험공단은 지역의보와 직장의보가 합쳐지면서 한국노총 노조와 민주노총 노조 두 단체가 공존하는 등 복수노조 금지가 무의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한편, 법원의 판결 이외에는 서로에게 어떠한 진전도 결론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천막시위는 지루한 소모전으로써, 더 이상 계속해야 할 명분이 없어졌다는 지적과 함께 이러한 상황이라면 시위를 중단하여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관계자는 "더 이상의 도를 넘어서는 상호 간 배타적인 행위들은, 영주시와 시청소속 환경미화원 모두가 영주시민이라는 점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줄뿐이다."라며 "결말이 법원의 판결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라면 꼭 극단적인 방법으로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도, 법적인 판단을 서로가 겸허히 기다리자는 식의 선의의 합의로 일단의 마무리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또한, "법적 판결의 결론이 새로운 시비와 투쟁의 출발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법 앞에서 서로가 존중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자칫 시민들에게 이번 사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계층 간의 감정적인 대립으로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5개월 동안 진행됐던 교섭결과들을 무위로 돌린 것은 영주시였다."라며 "이번 사태의 원인과 근본적인 해결의 열쇠는 영주시에서 쥐고 있어서, 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영주시 관계자는 "이번 일은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고생하는 미화원들이 좀 더 나은 근무환경과 여건을 만들기 위한 당위성 있는 행동으로, 같은 영주시민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크지만, 법을 집행해야 하는 기관인 영주시의 입장으로서는 법과 원칙이 우선해야 함을 이해해줄 것을 당부한다."라며 "영주시는 앞으로 어떠한 법적 판결이 있더라도 결과를 존중할 것이며, 미화원들에게 결코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시위에 참여한 영주시청 소속 환경미화원들도 영주시민 한 사람의 구성원으로서 영주시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관련사진> 

2008-09-17 09:15:37 / 김용호 기자(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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