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훈련조건 갖춘 카누·조정훈련센터 활용을 두고 안동시 관련 부서의 어이없는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안동수상스포츠 카누·조정훈련센터

최근 안동시 체육새마을과는 수상레저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월 17일 안동으로 전지훈련을 왔던 실업팀이나 학교의 카누선수단에게 안동수상스포츠 카누·조정훈련센터 사용허가 통보라는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에 따른 카누·조정훈련센터 허가 조건은 총 12가지로 ▲안전관리책임자 동행 ▲외부인 임의동행 및 사적인 이용 금지 ▲사전 신청서 제출 ▲훈련 지도선 지참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공문 내용으로만 살펴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안동으로 전지훈련을 왔던 카누·조정 선수단이나 학교체육 관계자는 별안간 받은 안동시의 공문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공문이 카누 관련 팀과 학교 전체에 보내진 것도 아니고 안동에 전지훈련을 왔던 팀에게만 보내진 것과 지금까지 아무런 사고와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던 선수단에 협조 공문까지 보내 선수단 안전과 시설 사용 수칙까지 일일이 나열한데 것이 '안동으로 전지훈련을 오지 말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다.'는 것이다.

타 지역 선수단은 다른 지자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줄 테니 훈련을 와 달라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아무런 지원도 없다 안동으로 훈련을 오려면 너희들이 다 알아서 준비하고 챙겨 오라.'는 공문은 처음 받아 봤다."고 밝혔다.

이에 안동시 관계자는 "안동에 전지훈련을 올 가능성이 있는 팀들에게 공문을 먼저 보낸 것이고, 그 팀들이 훈련하는데 있어 발생하는 사고 등 안전관리에 대한 의무를 우리가 책임질 수 없기에 공문을 보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가대표 선수 등 선수단이 안동으로 전지훈련을 온다고 해서 그런 지원을 요구하고 또 해줘야 하는지 대한체육회에 질의해 보겠다."며 "다른 지자체 어디에서 전지훈련 선수단 유치를 위해 그런 지원을 하는지 알려 달라. 그럼 우리도 참고 하겠다."고 오히려 반문했다.

안동에서 전지훈련 중인 카누 선수들

하지만 안동시가 공문을 발송한 후 안동으로 카누·조정 전지훈련을 계획했던 팀들은 지원이 많은 다른 지자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안동시가 "어느 지자체가 전지훈련 선수단 유치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느냐?"고 반문한 사이 카누 국가대표상비군은 안동시와 유치 경쟁한 목포시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목포시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11인승 차량 3대 수영장과 운동장, 체육관, 웨이트훈련장, 지도선 4대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한, 김해시의 경우 카누 훈련장과 차량, 지도선 4대 등 전폭적인 지원으로 실업팀과 학교 카누 선수단의 전지훈련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반면 안동으로 전지훈련을 오겠다는 팀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공문이 발송된 올해 1월은 전지훈련을 온 팀이나 선수가 없었고, 2월에서야 대구 등에서 30명이 전지훈련을 온 것이 전부다. 2016년 2월의 경우 국가대표를 비롯해 107명이 전지훈련을 왔던 것과 비교하면 공문을 보낸 후 전지훈련지에서 안동이 외면당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안동으로 전지훈련을 계획했다가 김해로 훈련지를 바꾼 다른 지역의 A카누 코치는 "그동안 최적의 훈련장과 안동시에서 구비해놓은 지도선 2대, 안동시카누연맹에서 지원한 지도선 4대~7대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받으면서 불편 없이 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공문을 받고 지도선 부족 등 훈련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훈련 장소를 바꿨다."고 밝혔다.

안동시카누협회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보내진 공문으로 인해 협회로 전지훈련과 관련해 협회로 문의를 해오는 선수단이 많아졌다."며 "그동안 협회의 자산인 지도선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각 지역 선수들이 안동으로 전지훈련을 올 수 있도록 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안동시가 안동수상스포츠 카누·조정훈련센터 이용과 관련 카누 선수단에 보낸 공문

그렇다면 안동시 체육새마을과는 왜 안동으로 전지훈련을 왔던 팀에게 공문을 보냈을까? 체육관광과는 이들 팀에게 공문을 보내기 전 카누·조정훈련센터 관리와 선수들 안전 및 관리를 위해 지난 1월 15일 기간제근로자 채용 공고를 냈으나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증 소지자, 인명구조요원 자격을 증명하는 서류 소지자 등 자격요건이 까다롭고 급여(주5일 8시간 근무 일당 62,500원)가 적어 지원자가 아무도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체육새마을과가 선수들 훈련 시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안전사고를 걱정해 관리소홀 등 책임소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문을 보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즉 전지훈련 장소로 안동을 제외 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기간제근로자 채용 공고를 낸 적은 있지만 공문과는 무관한 일이고, 전지훈련 온 팀으로 인해 안동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예산으로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체육새마을과의 이 같은 답변은 청정스포츠 도시를 표방하는 안동시의 정책과 어긋난다. 안동시는 올해 관광 활성화를 위해 관광진흥과를 신설하고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단체 모객 여행사 인센티브 지원과 내일러들에게 숙박권 할인쿠폰과 시티투어 할인권을 지원 등 사업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렇듯 관광과 관련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들이 안동에 체류하면서 얻는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안동은 지난 2013년 카누·조정훈련센터 개관으로 카누·조정 종목의 전지훈련 최적지로 지로 각광받으면서 홍보 효과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 하지만 이번 안동시 관련부서의 미숙한 행정은 카누·조정훈련센터 활용과 수상 종목에 대한 안동시의 홍보 노력 그리고 경제적 효과 모두를 잃어버리는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다.

2018-02-23 10:39:24 / 피현진 기자(mycart@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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