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월14일은 '발렌타인데이'였다.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전하는 날이라고 해, 각 제과점과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는 특별 판매코너를 만들고 초콜릿을 판매하는데 여념이 없다.

발렌타인데이. 지금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많이 퇴색됐지만, 어쨌든 그 유래는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비록 서양에서 들여왔지만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정착을 한지 오래다.

그런데 3월14일이 '화이트데이'가 된 것은 일본의 한 제과회사의 상업적 목적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제과회사는 지난 1958년 발렌타인데이에 연인끼리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전하는 내용의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두자, 당시 비인기 제품인 머시멜로우를 팔고자 "발렌타인데이에 받은 초콜릿을 화이트데이에 머시멜로우로 보답하라."는 광고를 했다.

머시멜로우가 흰색이었기 때문에, '화이트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자친구가 없거나 남자친구가 없으면 2월14일에 초콜릿을 받지 못하고 역시 3월14일에 사탕을 받지 못하니, 이들이 모여 4월14일에 자장면을 먹는다고 해서 이 날을 '블랙데이'라고 한다. 어디 이뿐인가? 옐로데이, 키스데이, 실버데이 등 매월 14일은 무슨 데이가 꼭 있다.

이제 더 이상 이런 '데이'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이런 날에 초콜릿이나 꽃, 선물을 사는 것은 진정한 의미보다는 장사하는 사람들의 주머니만 채워주는 것임을 모두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날에 이성으로부터 무엇인가 받지 않으면 허전한 것은 왜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챙기지 않는 데이(2월과 3월 제외한)이더라도 주변의 친구가 이성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자랑하면, 그토록 배가 아픈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오로지 상업적인 목적으로 매월14일에 무슨 데이가 생겨난 것이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이다. 이 말은 바로 한국 유교문화 사상의 중심지가 안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안동시에서도 매월 14일을 '민원인의 날'로 정해 시장실을 개방하고 종합민원실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에게 서양의 것인 초콜릿이나 사탕이 아닌 전통한과, 인절미, 송편 등 우리의 것을 제공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으로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농산물인 문자사과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하며, 안동시는 우리 전통의 한과를 통해 우리 문화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안동에서만큼은 무슨 데이날 초콜릿이나 사탕을 선물하며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는 모습보다 전통음식들이 오가는 날이 됐으면 한다.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는 선물보다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사랑이라는 선물을 주는 건 어떨까?

               <관련사진>

2008-02-14 18:51:26 / 황준오 기자(joon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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