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정상동에서 260여년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가 발견됐다.

안동시 정상동에서 팔회당 이시항 선생으로 추정되는 미라가 발견됐다.

미라는 안동시 정상동 뒷 산에서 6일 고성 이씨(固城 李氏) 후손들이 문중 묘역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발견 당시 두께 45cm가량의 조개껍질과 물, 황토를 배합한 회장석으로 둘러싸여 있어 보존상태가 상당히 양호했다.

고성이씨 참판공파 30세손으로 이번에 발견되 미라의 후손인 이동일(76세·용상동)씨에 따르면 이 미라는 팔회당(八懷堂) 이시항(李時沆·1690~1749)선생으로 추정되며, 안동 입향조인 참판공 이증(李增)의 9대손이며, 고성이씨 안동 탑동파 파조인 이적(李適)의 현손이라고 밝혔다.

팔회당 이시항 선생은 조선 숙종조에 문과에 급제해 병조정랑(兵曺正郞), 마전군수(麻田郡守)를 지내고 영조(英祖) 무신난(戊申亂)때 원종공훈(原從功勳)에 록선(錄選)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인물이다.

미라 발굴은 안동대학교 사학과 임세권 교수(안동대박물관장)의 지도로 조규묵 학예연구사와 사학과 학생들이 도왔으며, 매장품과 매장 당시 입고 있던 수의와 관복뿐만 아니라 얼굴의 형태와 수염이 그대로 남아있을 만큼 보존상태가 상당히 양호했다.

임 교수는 "안동은 반가가 많고 가세가 좋은 지역이라 장례를 치를 때 비싼 재료로 꼼꼼히 매장을 했기 때문에 미라가 자주 출토된다"며 "미라가 입고 있던 수의와 관복은 발굴팀이 수거해 사학 연구에 활용할 것"이라 말했다.

안동시에서는 그동안 1998년 4월 귀래정이 위치한 안동시 정하동 일대에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원이엄마 이야기로 잘 알려진 고성 이씨 이응태의 미라와 지난 2011년 12월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에서 발견된 조선 명종 때 사헌부 감찰을 지내고 1602년 별세한 박대임 선생의 미라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미라들은 문중에서 관리해 오던 무덤을 이장하던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족보나 비문 등을 통해 연대를 알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아 미라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그 수가 많지 않아 이번에 발견된 미라는 더욱 더 귀중한 연구 자료로, 보존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에 조선시대 생활양식을 연구하는데 귀한 자료로 쓰여 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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