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 간 집단폭행과 강제추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며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육 당국의 기숙사 학생 생활지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30일 영주경찰서와 경북도교육청에는 영주 A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이 학교 선도부인 3학년생 4명이 지난달 11일 오후 10시 30분쯤 2학년생 2명을 집단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기숙사 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증거로 확보해 영상 등을 분석하고 있다. CCTV 영상에 폭행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부 학생들 모습이 담겨있어 이를 바탕으로 해당 장소에 있던 학생 일부를 불러 1차 조사도 마쳤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선배를 험담했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학생 2명은 선배 흉을 본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뒤 자정쯤 풀려났으며 당시 괴롭힘 현장을 목격한 학생도 다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 가운데 1명을 기숙사 화장실로 데려가 흡연을 검사한다며 바지와 속옷을 벗게 한 뒤 소변을 보도록 강요하는 등 4ℓ가량의 물도 강제로 먹였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 학생은 이번 사건으로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에 대한 정신과 치료도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안을 두고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 주장이 일부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사실 규명을 위해 조만간 A 고등학교 교사들도 참고인으로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피해 학생 측은 폭력 행위 등에 가담한 2·3학년 학생 12명을 특정해 이르면 다음 주 특수상해·협박, 미성년자 강제 추행 등 혐의로 고소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학생 측 변호사는 "사건 발생 후 경찰에 사실관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은 점도 있고 학교는 사안을 축소하려는 모습도 보인다"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도록 가해자를 특정해 정식 고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으로 아직 가해 학생 수는 특정할 수 없다"며 "학교 안에서 발생한 민감한 사건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으나 면밀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05-02 17:37:51 / UGN경북뉴스(yaho@ug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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