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신도시인 가흥택지지구에 지난 1일 영주 가흥초등학교가 신설·개교됐지만, 한 달여 째 전교생이 차도를 이용해 위험한 등·하교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영주교육지원청이 신설 공사 기간에 학교시설사업촉진법을 근거로 지자체의 인도 설치 협의를 무시했기 때문인데, 학교와 연접한 주변 도로에 인도 및 안전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학교시설사업촉진법은 감독청이 학교시설의 건축을 지자체장에게 통보하면 건축법에 따른 건축허가 또는 건축신고가 있거나 협의한 것으로 규정하는 특별법이다.

학교 주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린이보호구역 지정도 받지 못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학교 신축 때 안전 펜스, 인도개설 미끄럼방지 포장,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 등을 설치하고 준공과 동시에 교육감이 지정을 신청해야 한다.

이로 인해 전교생이 보행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나 일대에는 차량의 속도를 제한하거나 어린이 보호 또는 운전자들에게 학교 주변임을 알리는 임시 표식조차도 눈에 띄지 않는다.

가흥초등학교는 부지 4면이 모두 옹벽으로 운동장이 있는 남·서쪽 옹벽은 부지보다 높고 건물이 있는 북·동쪽 옹벽은 부지보다 낮다. 구조상 출입이 가능한 2곳 남동쪽과 북서쪽 모서리에 정문과 후문이 있고 옹벽이 높은 북쪽에 반지하형 주차장이 있다. 유치원생·초등학생·교사 등 총 900여 명이 등하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주교육지원청은 "인도 설치는 지자체 소관으로 현재 정문 쪽에는 인도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문제가 되는 후문 쪽 인도 설치도 늦었지만, 영주시에서 예산을 편성했으며 공사가 곧 시행될 것이다. 모든 책임은 영주시에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시 관계자는 "정문 쪽 10m 폭 도로에는 2m 폭 정도의 인도 설치가 가능하지만, 후문 쪽은 협소한 6m 폭으로 교육청 측의 협조 없이는 인도설치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며 "편성된 예산은 교육청 측이 학교 후문 쪽 옹벽을 2m 정도 내부로 들였을 때를 대비한 것이다. 교육청은 협조는 하지 않고 무조건 생떼를 쓰는 격이다"고 했다.

학부모 K 씨는 "등교 시간이면 정문과 후문에 일시에 몰리는 차량과 학부모·어린아이들이 뒤섞이면서 극도로 혼잡해 지지만, 그나마 등교 시간의 사정은 좀 나은 편이다. 학년별로 서로 다른 하교 시간대에는 아이들이 각자 또는 삼삼오오 차도를 따라 흩어지면서 교통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했다.

2017-03-26 15:04:47 / UGN경북뉴스(yaho@ugn.kr)

UGN경북뉴스의 다른기사보기